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17)
수정 : 2021-12-23 00:18:44
파주출판단지의 보석 ‘지혜의 숲’
책보며 쉬어가는 복합 문화 공간
말 그대로 지혜의 숲에 가면 지혜를 얻을 수도 있으리라. 교보문고의 캐치플래이즈처럼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요즘 책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책 보는 사람들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예전엔 지하철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스마트 폰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면서 책 대신 거의 모두가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책이 잘 팔릴 리가 없다. 그러나 책은 우리에게 사유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들뜨지 않게 차분히 책으로 들어가 독서 삼매경을 한 번이라도 느껴본 사람들은 다 안다. 농밀한 그 삼매경이 큰 기쁨이고 안식이라는 것을...
가치 있는 책을 보존하고 함께 읽는 독서운동으로 시작했다.
출판단지 지혜의 숲 도서관은 출판도시 문화재단이 조성해 2014년 6월 19일 개관했다. 보존공간을 이유로 사라지고 있는 학자와 연구자들의 가치 있는 책을 보존, 보호하고 가치 있는 책을 함께 읽는 독서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지혜의 숲은 공동서재다. 이곳을 도서관이 아닌 공동서재로 부르는 이유는 이곳에선 책 대출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마음껏 책을 볼 수는 있지만, 책을 빌려 갈 수는 없다는 말이다. 누가 특별히 안내해 주는 사람도 없고 엄청나게 큰 서가에 잔뜩 꽂혀있는 책들 중 보고 싶은 걸 꺼내 읽으면 된다. 자리를 기억해 두었다가 그 자리에 다시 꼽아놓는 예의를 잊지 말자. 이곳을 자율 열림공간으로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의자도 여러 종류가 있어 자신에게 맞는 의자를 골라 앉아 읽으면 된다.
출판도시 문화재단서 조성하고 운영, 15만 권 소장 서가 길이만 3.1Km
이곳에 소장된 책들은 15만 권이 넘는다. 일단 출판단지에 입주한 출판사들의 간행 서적을 기증받아 출발했고 지금은 지역과 상관없이 모든 출판사로부터 기증을 받아 운영한다. 이렇게 출판사들로 기증받은 책들은 2관과 3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10만여 권이 된다. 1관에 소장된 5만여 권의 장서는 주로 연구자/연구소/학자들의 기증도서들이다. 2관 서가 설계는 김현선 건축가가, 1관과 3관 서가 설계는 김병윤 건축가가 했다. 이 많은 책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서가의 총연장 길이는 3.1Km에 달하고 서가의 최대높이는 7.5m나 된다. 도서관리는 문화자원봉사자인 권독사와 일반 자원봉사자가 맡는다,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누구든 권독사를 지원할 수 있다.
머물며 독서를 즐기고, 지지향에서는 조용한 숙박 가능
이곳에 들어서면 일단 시원하다. 그 많은 책이 있어도 넉넉한 읽을 공간과 천장이 높아 막힘이 없다. 2관에는 북소리 사회적 협동조합에 속한 출판사들의 책을 구매할 수 있는 북소리 서점이 있고 근처에 커피숍도 있다. 3관에는 ‘종이의 고향’ 지지향(紙之鄕) 라이브러리스테이(Library Stay)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TV가 없고 조용한 이곳에서 쉬면서 지적 탐구작업인 독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2인 기준 주중 8만8천 원, 주말 9만2천 원이며 3인실은 주중 10만5천 원 주말 10만9천 원이다. 4인이 투숙할 경우는 추가 1인 침구비 1만5천원을 더 받는다. 주말 투숙객들에게는 아침 조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코로나 때문에 만남이 줄어들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이때 혼자 혹은 가족끼리 책을 보며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곳. 이곳이 마음의 안식처 ‘지혜의 숲’이다
주소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책 관련 문의: 0507-1335-0144
지지향 예약:031 955 0090
북소리 서점: 031 955 0081
활판인쇄박물관: 031 955 7955
오픈 시간: 주중 오전 10-오후 6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8시 (연중무휴)
#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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